Issue 164, May 2020
도나 후앙카
Donna Huanca
감각의 정화
오래된 본원적 미술을 존중하는 ‘프리미티비즘(Primitivism)’, 도나 후앙카의 작품을 대하자 이 단어가 떠올랐다. “19세기 서구에 있어, 르네상스 이전의 이탈리아 미술가 및 15세기 프랑스 화가가 아직 자연 재현의 기술을 완전히 달성하지는 못하고 이상미(理想美)의 양식도 충분히 체득하고 있지 못하면서, 그들에게는 프리미티브한 순진하면서도 화려한 미가 있다는 것을 평가하고 칭찬한 데서 생긴 예술사조”라는 정의에 매혹돼 언젠가 써먹어야지 싶었다. 그런데 후앙카의 작품이 딱 그렇다. 구성·형태·색채·선 같은 요소들이 강조된 그의 작품은 원근법이나 해부학, 색채학을 바탕으로 충실한 재현 묘사 위에 이상주의의 양식을 작성하는 아카데믹한 미술과 대척점에 있으며, 조형 소재를 존중하고 선과 면 그리고 색을 강조함으로써 재현·묘사 때문에 이것들을 희생시키지 않고 혹사하지 않으며 솔직한 표현을 행하고 있는 점이 프리미티비즘의 탐구 영역과 닿아있기 때문이다.
● 정일주 편집장 ● 이미지 the artist and Simon Lee Gallery 제공
'PIEDRA QUEMADA' Installation View September 28, 2018 - January 6, 2019 Lower Belvedere, Vienna © Peres Projects, Berlin and Belvedere, Vienna Photo: Johannes Stoll